2020. 7. 26. 18:22ㆍ여행일지
짠. 돌아왔습니다.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 MAAAAAAAX를 찍을 때만 오게 되는 것 같아서 텀이 너무 길어졌어요.
얼렁 대만편 마무리지어 놓을게요.
어떤 경로이건 마음속에 여행을 품고 계시다가 이 블로그를 만나게 되신 여러분께
저의 역마살을 나눠드릴게요...☆
12.07 가오슝 도착 | 08 보얼예술특구.치진 섬 | 09 불광산. 불타기념관.지우펀 야시장 | 10 가요슝>타이난 | 11 문학관. 미술관. 하야시백화점 | 12 타이난>가오슝>인천 |
지난번 포스팅에서 제가 풍경 보는 여행에 환장한다는 말씀 드렸었죠?
그래서 좀더 남쪽으로 이동해서 바다 스포츠를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체력안배가 어려울 것 같아 포기했었습니다.
대신 가오슝에서 페리로 강을 건너 구경할 수 있는 작은 섬 치진에 가기로 했습니다.
선착장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시면 전동바이크와 2,4인용 자전거 대여점이 많습니다.
걸어서 섬을 구석구석 구경할 것인지, 이런 것들을 빌려서 해안가를 한바퀴 쭉 돌아볼 것인지 선택하시면 됩니다.
저희는 제가 자전거를 잘 못 타고, 조개껍질 박물관에도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모자랄까 봐 빌리지 않았어요.
조금 후회되기는 했어요. 노을지는 모습이 정말 예뻐서 서서 한참 보고 있는데
뒤로 자전거 탄 분들이 지나가니까 청춘영화가 따로 없더라구요. 후후...
선착장 근처 벤치에 앉아서 우리를 태워 왔던 페리가 다른 손님들을 싣고 떠나는 걸 지켜봤어요.
잠시 앉아서 강바람을 맞으며 어디를 먼저 갈지 생각해 보고, 저녁시간 이동계획도 잠시 짰어요.
조개껍질 박물관 > 바닷가 > 무지개교회.. 나중에 보니 별로 짤 필요가 없는 동선이기는 했습니다.
발 가는 데로 걸으면 풍경이 다 멋져서 어디가 어딘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됐어요.
작은 규모의 한층짜리 박물관이고, 전시된 것도 많은 편은 아니예요.
하지만 바닷소리가 들리는 조용한 섬 끄트머리에 있는 전시실에
학명과 색깔, 크기별로 구분지어진 수천개의 조용한 조개껍질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어떤 바다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으며 살다 왔는지 말해줄 것만 같아요.
공룡화석도 아니고 조개껍질이잖아요.
엄지손톱보다도 작은 온갖 종류의 shell들이 각각 이름표를 달고 있는 모습도 좋았어요.
저에겐 다 똑같은 알록달록한, 잘못 떨어뜨리면 깨지는 껍질일 뿐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나선의 방향, 무늬, 거침 정도 등을 보고 그게 어디서 흘러왔는지 유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멋지지 않나요?
니트로 만든 해양생태계도 있었어요. ㅎㅎ
섬세하고 아름답고 너무 귀여웠습니다!!!
나와서 바닷가에 앉았습니다. 파사삭 말라서 부서지는 흰빛 모래에 익숙했는데(포항),
여기 바닷가 모래는 좀더 검은빛이 나고 물기를 많이 머금었어요.
조금 있으니 천천히 해가 지기 시작해서 그냥 계속 앉아 있었습니다.
우리 전에 다녀간 물새 발자국도 보구요
(지금 보니 어떻게 발자국이 일자일 수가 있을까요?)
열대지방 식생 같은데 여기 자라는 게 신기했던 나무들..
해지는 하늘을 그냥 바라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실컷 보았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페리선착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돌렸어요.
돌아가는 길에는 꽤 큰 규모의 사당이 하나 있고 그 앞에 해태를 닮은 석상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수호신인 걸까요? 귀여운 리본은 뭐지 ?!
아쉬워서 계속 돌아보기 ...
바다 보느라 시간을 너무 지체해 버려서 가려고 했던 카페를 포기하고,
근처 편의점에 들어왔어요.
또 페리 타려면 줄을 서야 하는데 너무 배고파서요..
저는 마라우육면이라고 적혀 있는 컵라면이랑 주먹밥,
동행은 치즈와 햄그라탕에 동과차,,, 편의점 음식도 꽤나 맛있었습니다.
육지로 돌아와서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강가를 따라 좀더 걷다가 아이스크림을 먹었어요.
어쩌면 저는 대만에 와서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나라마다 서비스하는 영상이 다르니까, 넷플릭스에 어떤 것이 있나 궁금해져서 잠시 패드를 켜봅니다.
재미있네요. ㅎㅎ 이렇게 커버만 구경한 다음에 겨울왕국 보다가 잤어요.
흰우유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사온 우유랑 (또) 우유맛 과자.
저는 이날 저 동그란 과자를 맛본 후 여행내내 망령처럼 저 과자를 찾게 됩니다.
간식 먹으면서 오늘 산 기념품들 정리하고 일찍 잠들었어요.
다음날 일찍부터 불광산에 갈 계획이었는데, 이 여행 통틀어 가장 많은 체력을 쓸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였어요.
지쳐서 덜 보면 아쉬우니까... 푹 잡시다.
(반가웠던 차이잉원 총통님의 선거버스. 2020년 1월 선거 때 결국 친중 성향의 가오슝시장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하셨다.)
그리고 3일차 보러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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